한국감사인연합회, 제13회 감사인정책세미나 개최
◆…클립아트코리아 사진 제공.
(사)한국감사인연합회(회장 김광윤)는 7일 오후 공인회계사회관 5층 강당에서 '회계개혁, 규제완화, 그리고 국가경쟁력!'을 주제로 제13회 감사인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범준 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주기적 지정제, 표준감사시간제도, 감사인 등록제 등 외부감사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 노력은 일정부분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감사위원회 위상 강화 및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강화 등의 내부회계 역량 강화 조치도 상당부분 재무보고의 질을 개선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 교수는 회계개혁, 특히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와 표준감사시간으로 인해 감사보수와 감사시간은 대폭 증가했다고 했다. 그는 시간당 감사보수도 일정부분 상승했다고 했다면서도 그러나 기저효과와 감사위험 증가를 고려하면 과도하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회계부정 처벌 및 감리위험 증가로 외부평가 및 PA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 같이 회계개혁이 회계정보의 질을 높이는 성과를 달성했지만, 동시에 기업의 부담도 증가시켰다면서 향후 기업의 부담은 고려하되, 자본시장 선진화와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회계개혁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계개혁이 지속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변화관리'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회계개혁과 관련된 공시확대를 통해 시장기반 규율체계를 마련하고, 기업의 회계인프라 투자에 대한 세제혜택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기업과 회계업계, 감독당국 간의 협업을 통해 기업의 부담 수준을 조정하고, 공인회계사의 윤리수준을 높여야 한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또 '향후 5년간 체계적인 준비와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우선 기업의 공시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주기적 지정여부, 표준감사시간과 실제감사시간에 차이가 있는 경우 그 내용, 감사인 변경시 교체이유 등을 공기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감사위원회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자산규모 2조원 미만 자발적 감사위원회의 경우 지원조직에 대한 공시를 강화하고 감사위원회와 감사인 선임과정의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연결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준비와 관련해선 유의적인 연결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범위 결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2조원 이상 기업들의 시행시 발견되는 이슈에 대한 적절한 대처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중소기업의 회계 인프라 투자 촉진을 위해 인센티브와 세제혜택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도 했다. 아울러 지속적인 회계개력을 위한 향후 5년간 로드맵과 마일스톤을 제시하고, 규제기관, 기업, 회계업계의 협업도 필요하다고 했다.
상장사협의회 "비용 부분 지속적인 분석 필요"
박언용 안진 품질관리실장 "기본으로 돌아가야"
남기권 회계사 "회계규제 완화하자는 주장, 너무 성급해"
전규안 숭실대 교수 "문제점 논하기에 앞서 왜 도입되었는지 생각해야"
금감원, "회계투명성 제고 목표 유지하면서 귀 기울일 것"
김 교수의 발제 뒤엔 패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강경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본부장은 회계개혁이 시장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비용적인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 본부장은 "정부개입이 최소화되더라도 회계시장이 선진화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기업에게 회계와 회계감사의 가치에 대한 인식제고와 동기를 제공하고, 기업의 재무보고와 감사인의 회계감사에 대한 감시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언용 안진회계법인 품질관리실장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사인은 독립적이어야 하고 적격성을 갖추어야 하며 충분한 감사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기업은 회계정보를 산출하는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며 재무보고에 합당한 비용지출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회계인프라 투자에 대해 R&D 투자 수준의 세제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제안에 깊이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중소회계법인협의회 회장을 지낸 남기권 회계사(진일회계법인 대표이사)는 회계제도 규제완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제 겨우 3년 노력하고 신뢰성을 회복했으니 완화하겠다는 주장은 너무 성급하다"며 "회계제도 규제완화는 한국의 기업지배구조가 선진화되고 국가경쟁력 순위인 20권을 넘어 10위권을 상시로 유지하는 때에 가서 비로소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감사비용이 과다하는 주장에 대해선 "과거 국제적으로 낮았던 것이 정상화된 것으로서, 감사수량인 감사시간을 줄여 감사를 대충하자는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투자자 입장을 대변한 원종현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투자정책전문위원장은 "투자자로서 분명한 것은 공시가 확대되고 투명할수록 투자의 규모나 질적 수준은 올라가게 될 것이며 이는 다시 피투자 기업의 성과와 기업가치 제고로 연결되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회계개혁에 대한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며 특히 지속적인 회계개혁의 노력이 기존과는 다른 방향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규안 숭실대학교 교수는 신외부감사법의 문제점을 논하기에 앞서 왜 신외감법인 도입되었는가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 감사위원회, 감사인, 감독당국, 주주,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 등은 모두 관련 기업과 우리나라 회계투명성 제고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주체"라며 "서로 대립하고 경쟁하고 다투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회계투명성 확보가 기업경영의 출발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회계감사를 잘하는 감사인이 존중받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정숙 금융감독원 회계감리1국장은 "우리나라 회계감사 실무적정성 평가 순위가 2018년 62위, 2019년 46위, 2021년 37위로 신외감법 도입 후 2021년까지 상승세를 보이다가 2022년 53위, 2023년 47위 등 아직 국가별 순위 28위에는 미달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신외감법의 본격 시행 이후 회계투명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개선되고 있는 반면, 기업 부담 증가 및 감사품질 개선 미흡 등의 비판적인 시각이 병존하는 상황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했다.
윤 국장은 "신외감법 시행은 단지 회계개혁의 시작일 뿐, 회계개혁은 아직도 진행중이라고 생각된다"며 "기업, 외부감사인, 감독당국 모두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각자의 역할을 수행할 때 회계투명성을 확보하고 진정한 회계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업은 신뢰성 있는 회계정보를 작성하는 것이 기본적인 책무라는 점을 있지 말아야 하고 감사인은 품질이 미흡하다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감독당국은 회계투명성 제고 목표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